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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가신
그냥 내 이야기

생일

by 박가신 2019. 6. 11.

전도연씨가 주연한 "생일"을 봤다.

그를 온전히 공감하기 위해 어제 저녁 다시 봤다.

속절없이 나이만 먹다보니 속없는 눈물만 많아 졌을까?

옆에 앉은 아내보다 많이 울었다.


전도연씨는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은 엄마로 나온다.

고백하건데 나는 내 가족, 형제들 모두 비교적 키가 큰 편이라 키 작은 사람들에게 다소 편견이 있다.

특히 키 작고 앙칼진(너무도 야무진...) 사람들 보면 반사적으로 외면하곤 한다.

선입견일수도 있고, 피해의식일 수도 있고, 그냥 겁이 날 수도 있겠다.

영화속의 전도연씨는 영락없이 야물다.

그러나 매번 전도연씨는 예외로 아름답다.


나는 그 분이 영화에서 보인 희생자 가족들의 모든 성향을 공감한다.

내면에 절제된 너무도 큰 아픔에도 동의한다.

또한 영화에서 보인 가족들의 외침과 모든 사소한 언행까지 지지한다.

이 기막히고 억장 무너진 절망감 속에 빠진 엄마들의 심정과 넉두리를 또한 이해한다.


혹자는 세월호를 이제 그만 이야기하자고 한다.

그럴 수도 있겠다.

진짜 밝혀야 할 건 못 밝히고 맨날 아픔이나 슬픔... 이딴 추상적이고 감성적인 단어만 열거되다보니 ...

오죽했으면 기레기라는 단어가 생겼겠는가.


나는 딴 건 잘 모르겠고 딱 한가지만 밝혀주길 기대하고 희망한다.

구조 할 수 있었는데 왜 구조하지 않았는가!

그 이유만을 알고 싶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를 때 또는 이미 죽었으리라 짐작되는 시기에 구하는 척 쑈하는 것 말고 말이다.

선체에 남아있던 학생들이 문자를 보내고, 심지어 유리창에 어른거릴 때 왜 구하지 않았는가 그 이유 말이다.


왜 죽었는가? 왜 죽을 수 밖에 없었는지를 알아야 그 뒤에 상처를 치유하거나 아픔을 추스릴 것 아닌가?

아니면 자신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누군가를 처벌하거나 또 아니면 용서를 하거나 할 것 아닌가!

내 기억으론 아직도 왜 죽었는지 밝혀진 것이 없지 싶다.

쓰레기 집단의 방해나 딴청에도 불구하고도 말이다.


아직도 한맺힌 바닷속을 헤매일 미귀향자분들께 죄송하고 죄송하다.

살아남은 자들의 횡포에 기가 막힐 희생자분들께도 죄송하다.

남겨진 가족분 모두에게 오늘도 위로를 드린다.

그리고도 힘내시라는 말씀도 드린다.

살아 남아야 진실을 알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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