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발생하여 마스크를 쓰게 된 다음 처음 대면했다가 지금껏 만났던 관계의 사람이 몇 있다. 무슨 비밀적 관계 이런거 말고 봉사활동 등으로 일주일이나 열흘 간격으로 한 두시간 정도 만났던 사이... 그런 사이였는데 엊그제 날씨가 하도 더워 낑낑대던 다섯 명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말했다.
"우리 마스크 벗고 이야기 하실까요?“ 그렇게 마스크를 벗고 맨 얼굴로 상대를 봤다. 솔직히 고백하건데 내가 상상했던 사람이 아니었다. 눈 위로 보이던 부분의 얼굴(내 상상의...)로 이렇게 혹은 저렇게 생겼겠지 했는데... 다르다.
전혀 아니다. 그러니까 내가 감히 상대의 얼굴을 상상했던 것은 알고 있던 과거의 누군가의 얼굴과 조합하고 조립한 상상의 얼굴로 그간 2년여를 내가 상상했던 사람, 실제와는 다른 얼굴로 만났던 것이다.
그 상상의 얼굴과 웃고 진지하고 심각했다. 그야말로 웃기지도 않다. 그러고 보면 눈으로 보이는 것 자체도 그 사람을 진정으로 보지 못하는 건 아닐까?
내가 보고 싶고, 보기 편한 얼굴을 우리가 만들어 보고 있는 건 아닐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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