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을 사시던 친척 어른이 90세에 돌아가셨다.
장례식장은 너무 멀고 해서 장지에 다녀왔다.
촌수를 따져보니 그 어른과는 나는 "5촌"으로, 내 할머니의 오빠되시는 분의 아들이시다.
돌아가신 내 부친과 그 분과는 "4촌"이시니 말이다.
그 분은 과부이신 내 모친께 늘 깍듯이 존중하셨고, 우리 형제들도 잘한다고 따뜻하게 대해 주신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 분은 나와 우리 형제들을 이뻐하셨고, 나 또한 그 분을 고맙고 참 좋은 어른으로 알고 살았는데,
고인이신 그 분의 자녀들과는 내가 서로 잘 모른다는 점이다.
워낙 먼거리에 살기도 했지만, 특별히 왕래도 없고, 어쩌다 오늘처럼 중대한 날이나 되면 그저 먼 발치에서
봐 왔으니 "봐도 그냥~ 보는" 알아도 모르는 관계로 살았다는 뜻이다.
사정이 그러하니 오늘 장지에서 마주친 그 어른의 자녀들은 물론이고, 손자녀들(그 분은 형제자매도 많으시고 또한 자녀들도 많이 두심)과 배우자들일 대충 2~30대 정도 되는 젊은 친구들 중 아무도 내게 인사하거나 아는 척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그들의 잘못은 결코 아니지만 말이다.
그러니 서울에서 그들과 내 아들이 막말로 멱살잡고 싸운들 자신들이 친척이라는 걸 알수 없지 않겠는가.
모든 절차가 끝나고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맞은 편에 상복을 젊은 내외가 앉았다.
말없이 그냥 밥 먹는게 어색하기도 해서 앞에 있는 냅킨을 챙겨주며 천천히 물었다.
"자네는 돌아가신 분과 어떻게 되신가?"
"예!, 저는 둘째 사위되는 사람이고, 여기는 제 아내입니다. 고인의 딸이지요." 한다.
내가 "자네 증조할아버지와 내 할머니께서 친남매간이셨다네, 허니 자네와 나는 7촌이고,
자네는 7촌 조카 사위구만..."
아 ~ 7촌...
"사돈네 8촌"도 그렇게 상상처럼, 생각했던 것 처럼 먼 것이 아니구나 싶다.
산길을 내려오면서 이젠 내 차례가 되가는구나 싶다.
모르는 사람과 함부러 멱살잡고 싸워서도, 또 끼어들기하는 모른 운전자에게 악담도 안되겠구나 싶다.
우리는 7촌 일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