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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가신
그냥 내 이야기

리영희 어르신의 "대화"를 읽고

by 박가신 2020. 2. 3.

시대를 밝힌 언론인 "리영희"님어르신의 "대화"를 읽다.


동생 집에 갔다가 그 책을 보고 냉큼 가져와 읽었다.

이미 알았던 사실, 생전 처음 접한 현실, 아~ 그때 그랬구나 하는 진실 등.

나로서는 그 분의 발자취에 대해 감히 언급하는 자체가 죄송스럽기만 한 일이다.

그저 늘 먼 발치에서  "대단한 분이구나"며 기억했던 분이었는데, 이번 책에서  그 분 스스로 자신의 삶과 겪은 역경에 대해 마치 절친한 후배에게 담소를 나누듯 한 책을 접하면서 세삼 존경과 애정과 감사함을 느낀다.

물론 이 전에도 대단히 훌륭한 분인 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 책으로 인해 더더욱 어른의 사상과 집념,

언론인으로서의 신념 등을 접하면서 이 분이야말로 민족의 좌표이자 스승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부끄럽지만, 나도 한 때는 하늘을 우러러 어쩌고 하면서 살아온 세월을 나름대로는 자신있어 했는데,

이 어른처럼 훌륭한 분을 접하게 되니 정말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다.

부귀영화가 손 가까이 있는데도 오직 진실과 정의,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측은지심의 어른은

해직과 복직의 반복은 물론이고, 군부 독재정권에 의해 구속과 구금이 반복되는 상황에도 불구 한 번도 지조와 신념을 굽히지 않으셨다.

이로 인해 당신의 어린 아들과 부친과의 이별에 대한 기억 등 불행한 가정사는 물론, 어른이 60살 넘어서야

온수가 나오는 집에서 살게 된 일 등 곤궁한 살림살이를 그린 대목에서는 가슴이 아플 뿐이다.


우리에겐 이 어른 말고도  많은 스승과 선각자들이 계신다.

어찌보면 그 분들의 수없이 많은 희생과 고통과 수난의 핏자국 위를 우리는 걷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민족의 앞날을 망친 반역자와 천하의 역적들도 있다.

그들이 자행한 역사적 사실과 악행의 흔적 또한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고도 많다.

우리는 그 사실을 안다.

들어서 알고, 접해서 알고, 겪어서 알고, 또 읽어서 안다.

그러나 왠일인지 기억하는 것에는 주저하고 어리석다.


만약에 말이다.

6.25 동란시 이승만이 행한 악행-

국민에게는 쳐들어오는 인민군을 수일 내에 격퇴해 북한을 통일한다는 거짓방송으로 피난도 못가게 하여 급기야 수많은 시민이 한강다리에서 목숨을 잃거나 고난의 시기를 겪게 하고는, 정작 본인은 한 걸음에 부산까지 줄행랑쳐서는 일본땅에 망명정부를  세우려다 왜놈에게서 거절당한 역사적 사실을 기억한다면 말이다. 

오늘 건국절이니 뭐니 씨부리며 역사를 왜곡하는 친일파와 그 잔당들을 우리가 어찌 평가하고 대 할 것인가는 불보듯 자명함에도 이를 주저한다.

심지어 천하에 없는 군부 독재자와 그 잔당들에게까지 향수를 느끼는 건지 어쩐지 나로선 이해 할 수가 없다.

물론 그 밑에서 부역한 자, 그로 인해 부귀영화를 누리던 자들, 또 그들 곁에 기생충으로 삶을 영위하던 자들이 그를 추억하는 것까지 인간적으로 비난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수십년 이어진 일제치하에서의 친일파의 행적, 그리고 이어진 군부 독재자들의 악행, 심지어 그들의

처참한 말로까지를 속속들이 기억하고 손가락질 하던 일반 대중들이 대부분 아니었던가.


그런데 왜 기억하지 않는가!

단체로 건망증?

아니면 가까운 장래에 초고령사회가 된다더니 단체로 치매라도 걸렸단 말인가!


우리는 기억할 줄 알아야 한다.

아니 기억해야 한다.

설사 친일파와 독재자들을 선호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기억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대접이라도 제대로 받을 것 아닌가.


기억하지 못하는 민족은 소멸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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