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결혼식 참석차 갔던 길에 임진각을 다녀왔다.
이십여년 전 처음 기억과는 달리 평온하고 차분한 기분으로 둘러봤다.
그 사이 민통선을 가로지른다는 곤돌라도 생기고 공원도 여기저기 깔끔하게 조성한 듯 하다.
단절된 철교 앞을 안내하는 직원들의 목소리도 이쁘다.
과거 녹슨 철조망에 수많은 깃발과 리본만 난무하였던 비통하고 엄숙한 기억이 새롭다.
서울서 지척인 일산.
그 일산에서 나와 강변을 따라 잠깐 속도를 내면 닿을 수 있는 임진각.
강 넘어 북녁 땅 개성이 있고.
뭔 놈의 철조망은 그리도 높은지 쳐다보다가 목 떨어지겄네.
하늘 나는 새도, 땅을 기는 두더지도 힘들겠다.
주렁주렁 나부끼는 깃발들이 밤에 내린 비를 맞아 또한 무겁겠구나.
니 모양이 언제봐도 기구하다.

세월에 검게 탄 교각 옆에 새로 난 철교는 든든하다.
어서 저 길을 따라 통일의 그날이 오길 기원하고 또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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