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8일 쓴 글에 이은 두번째 이야기)
그러니까 4월 4~5일경 알을 낳아 그로부터 20여일 지난 두마리의 새끼 비둘기가 부화되었다.

두마리가 반대로 웅크리고 있다.
처음엔 어미가 두 마리를 하루종일 감싸고 있어 목격하기가 어려웠다.
한 열흘이 지났을 즈음 아침마다 새끼들 목소리가 시끄러워지는 것이 어미가 아침에 먹이를 물고 와 먹이겠다 싶어
봤더니 예상한 대로 새끼들이 어미의 주둥이를 향해 아귀다툼을 하고 있다.
새끼들의 먹성이 매우 적극적인 것이 인상적이다.
반면에 어미는 내가 근접해도 별로 주의를 기울리지 않는다.
새끼들 덩치가 다르다.
그렇게 하루종일 새끼들을 품고 있다가 아침에만 자리를 비우던 어미가 점차 낮에도 어디론가 간다.
또한 품고 있다가도 인기척이 나면 점차 쉽게 도망을 간다. 당연히 새끼들은 놔 두고..
다만 그렇게 올 때는 숫컷이 함께 와서 암컷이 새끼들에게 시달리는 사이에 망을 보는 듯 지켜 본다.

시컴한 놈이 숫컷이고 다소 하늘 색의 암놈이다.
물론 감별한 결과는 아니고 내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그렇다(앉아있는 폼부터 다르다.. 선입견인가....)
특별한 것은 어미가 올 때면 앙칼지게 품을 파고 드는 새끼들이 숫컷 애비에겐 경계심을 보이며 멀리 떨어져 쳐다 본다.
또 어미는 새끼에게 품을 내 줄 때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데, 애비는 사람이 자식들 혼 내듯 저음의 경고음 같은 걸 내고, 기죽은 새끼들은 구석으로 돌아가 웅크린다.

어느 날 보니 작은 새끼 비둘기가 사라졌다.
밑으로 떨어졌는지 어미가 물고 갔는지 전혀 알 길이 없다.
여전히 새끼는 아침마다 어미와 실강이를 하고 어미는 낮 동안 대부분 자리를 비운다.
또 역시 암컷이 돌아 올때면 숫컷이 함께 와서 경계를 선다.
가끔은 암컷이 망을 보고 구석진 곳에 숨은 새끼에게 다가간 숫컷이 뭐라고 웅얼거린다.
" 너 언제 집 나갈래?" 하는 것 처럼...
오늘보니 새끼가 거의 큰 듯하다.
곧 떠나겠다.
괜한 봄 날 비둘기 관찰 일기를 쓴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