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입니다"라는 연속극이 뜨는 모양이다.
무슨 특별한 개념이나 철학이 있어 그런 건 아니지만 나는 연속극을 안 본다.
아내도 마찬가지였는데 요즘은 나이 탓인지 가끔은 좋아하는 배우들이 출연했다며 가끔 보는 듯 하다.
며칠 전에도 연속극을 보느라 앉아있는 아내가 궁금해서 물었더니 은퇴했던 "원미경"씨가 나오는 드라마란다.
그 분은 나 같은 사람도 기억하는 분이다.
우리 신혼 시절 인기있던 여성 연기자였는데, 특히 돌아가신 할머니께서 아내를 보실 때마다 당시 TV속 원미경씨를 가리키며 닮았다셔서 아내는 더 호감을 가졌던 모양이다.
궁금해하니 연속극 줄거리에 대해 말해 준다.
남편의 성격과 오랜 행실, 그리고 원미경씨가 연기하는 아내가 감내해야 했던 현실과 고통, 그리고 그 아이들에 대해.
특히 아내를 윽박지르고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남편의 모습을 보며 참고 견딘 아내의 상처에 대해 길게 말한다.
그리고 가족이지만 가족답지않게 긴 세월 쌩판 모르는 진실에 대해서도.
가족이니까...
가족이라니까..
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긴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은 아픔을 주고 고통을 주고 상처를 주었을까 생각한다.
멀리 갈 것 없이 내 아내의 오래된 남편부터 말이다.
이번엔 연속극이 옳다.
내 뱃속에서 나와 피를 나누고, 죽고도 못사는, 그래서 따라 나도 죽겠다는 맹세했던 가족이지만 모르는 건 있을 것이다.
모두 알 것이라고, 모두 알아야 한다고, 모르는 것이 죄악이라고 당연히 그랬다.
지금?
천만의 말씀이다.
알 수도 없겠지만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다.
알 수 있는 것만, 알려주는 것 만, 그리고 알아서 좋을 일만 알고 싶다.
가족이라는 굴레를 씌워 구속시키고 통제하고 억제하고 싶지 않으니까 말이다.
서로를 말이다.
물론 나도 가끔은 정말 아주 가끔은 궁금하기도 한다.
그러나 굳이 갈등을 초래하면서까지 궁금증을 해결할 생각은 없다.
아내가 나를 모르게 한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니까.
그 전에 내가 알아서 기분나빠 할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으니까.
그러니 아들을 붙잡고 말하고 싶다.
가족이기 전에 너의 아내를 "회사의 이쁜 여성 상급자"로 대하라고.
애비는 부덕하고 지혜롭지 못해 그리 못했으니 너라도 잘 해서 편한 세상 살라고...
뜽금없이 어느 노배우의 부인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가 족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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