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고속버스를 탔다.
코로나 여파로 승객이 많이 줄었겠다 싶었는데 대저 버스 배차도 많이 줄은 듯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아침부터 온 종일 신경써 댕기다 보니 여간 피곤한 게 아니지만, 터미널을 빠져나오고 부터 눈에 들어오는 건 아파트다.
잠시 뒤 저기 어디 쯤 저녁시간을 보낼 아들내외도 그리고 딸도 있겠구나 한다.
보고 싶은 손녀는 저기쯤 있겠지 싶어 차창 밖 아파트를 자꾸 쳐다 본다.
어둠이 내리는 서울의 외곽은 진즉 아파트가 점령한듯 하다.
불행히도 지진이 나거나 전쟁이라도 나면 서울 사람들은 오도가도 못하고 그냥 갖혀 버릴 듯 하다.
대부분의 큰 길가에 늘어선 아파트들이 언젠가는 장애물이 되고 절벽이 되지 않겠는가?
이미 지어저 일직선의 불빛이 보이는 것도, 거대한 크레인 그림자를 보니 건설 중인 것도 많은 모양이다.
정부의 그 많은 정책과 수많은 시도를 비웃기라도 하는 것 처럼 말이다.
하긴 말이다.
오랜기간 주거용건물ㅇ니 아파트를 재산증식이나 투기와 투자의 대상으로 삼았던 부류들이
그 많은 비난과 질시와 요구에도 불구하고 쉽게 포기나 양보를 하리라고 생각했다면 착각 아니겠는가.
국민의 극히 일부인 1%가 그토록 엄청난 숫자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심지어 한 사람이 둘 이상의 아파트를 소유한 숫자까지를 포함하면 우리같은 사람들은 그저 기가 막힐 따름이다.
그렇게나 많은 그들이 "듣고 보니 정말 우리의 잘못입니다~. 당장 싸게라도 처분하겠습니다!" 하겠냐 이 말이다.
천부당 만부당 한 말씀이겠지.
어떻게 모은 내 재산인데... 하면서 말이다.
또 아파트 주인과 함께 이 땅의 수많은 아파트 매매업에 종사하는 수많은 사람들 또한 만만하지 않으리라.
그 사람들이 주택거래시장이 침체되는 걸 마냥 두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큰 착각이다.
심지어 행정수도를 옮기는 것 조차도 이들이 극렬 반대하겠지.
그러고보니 아파트를 건설하는 건설업자들도 아파트 문제를 해결하고 싶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지금 현재도 과잉이라는데 법률에 의거해서 장차 한 사람이 다수의 아파트를 소유할 수 없는 지경에 오고, 이어서
가격은 안정적으로 하락되고 결과적으로 아파트를 재산축적이나 증식수단으로 여기는 것이 없어지면
지금껏 잘 먹고 잘 살던 아파트 업자들로서는 하나도 좋을 게 없지 싶다.
그러니 둘 이상의 아파트 소유자부터 수십 수백 채를 소유한 자들,
아파트 거래를 통해 부를 축적하고 생계를 영위하는 자들,
아파트를 건축하는 자들...
그리고 그들에 기생하는 쓰레기 언론 집단과 어용학자들까지...
이들이 협력하여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들고 있으니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따로 있다.
그때 언제처럼 "부자되세요!"하는 슬로건에 천하 없는 사기꾼인 줄 알면서도 뽑았던 악몽이 재현되지 않아야 할 건데
하는 걱정이 첫번째요, 아들 내외가 전세값 폭등으로 이 밤에도 돈 걱정할 것이 뻔 한 것이 둘째다.
그래도 망연자실하거나 속상한 일이지만 어쩌겠는가.
이 또한 지나가지 않겠는가.
아들아! 집 못 사줘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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