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나이 먹으니 말이야~"라는 투의 말을 아주 싫어하는 친구가 있다.
결단코 부정한다는 ..
한번은 그 친구에게 버럭하는 이유를 조용히 그리고 진솔하게 물어봤다.
자신은 결코 나이 많이 먹었다고 자각하지도 않고, 실제 그렇게 많이 먹지도 않았으니 그런 말 자체가 싫단다.
딱 60 중반이.
수능도 끝났고 내 시험도 끝났다.
해서 모처럼 유튜브에서 다큐 프로그램을 봤다.
우리나라 야구감독 중 나도 좋아하는 김성근씨를 일본방송에서 오랜 시간 대담형식으로 만들었다.
늘 최선을 다하는 모습, 철저한 준비와 강한 열의, 무엇보다 프로정신에 투철한 그의 직업의식을 존경했는데 오늘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꽤 긴 시간 시청하게 되었다.
그분의 성장에서부터 지금까지의 긴 세월을 조명했으며 더불어 우리나라 야구계의 변천사도 함께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내가 다소 왜곡된 시선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야구계의 거물들, 그러니까 초창기 야구계를 이끌던
인물 대부분이 일본에서 수학한 분들이란 사실이다.
물론 일제시대에 대부분의 외래 문명이 유입되다보니 그랬겠구나 싶기도 하지만, 너무나도 후진적이고 낙후된 불모지에 일제가 무슨 은혜라도 베풀듯 유입되는 과정을 회고하는데 그 주역들로 우리의 야구계 인물들이 등장한다.
당연히 야구계 인물들은 물론이고 그 주변인들까지 대부분 일본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할 때 통역없이 유창한
일본말로 대화를 나눈다는 점이다.
더욱 놀란 것은 대부분이 아주 자연스럽게 일본말을 구사 뿐만 아니라 간지나는 농담까지 나눌 정도라는 것이다.
물론 이 다큐 제작연도가 10년이 경과한 것이라 지금의 한일관계와는 다소 분위기였겠지만 나는 다른 생각을 해 본다.
당연히 일본 방송관계자는 리포터와 통역이 동행했다.
그러니 일본 말에 능통하더라도 어떻튼 방송이니까 듣는 건 듣더라도 말하기는 우리 말로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자신의 국가를 지칭 할 때는 "대한민국"이라고 하든지 아니면 "한국"이라 해야 할 것을 굳이 일본말인 "간고꾸"라고
하는 자에게는 화가 치밀기도 했다.
완벽하고 능통한 일본말을 자랑하고 싶겠지만 내 보기엔 지금이라도 일본으로 가야 할 인물로만 보인다.
심지어 어떤 분은 어린시절 담장넘어 들려 귀에 익은 일본대학교 교가를 눈물을 흘리며 흥얼거리기까지 한다.
일본인 리포터는 대담하는 과정 내내 모든 것이 후진적이고 낙후된 조선 땅에 야구를 도입시킨 것도 일본이고,
한국 전쟁 뒤에 야구 수준을 견인한 것도 응당 일본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우리의 원로들은 하나같이 그것을 기정사실로 하여 그때 그 시절을 그리워하며 눈물 짓는다.
심지어 80년 광주학살을 덮기위해 프로야구를 도입했지 않았냐라는 내용까지 일본 시청자들에게 친절히 언급한다.
별거 아닌 걸로 예민하게 봐 지는 이유 또한 별거 아니다.
야구가 일본에 의해 실제 활성화되었다고 치자.
지구상에서 치밀하고 계산적이라고 자타가 인정한다는 그들이 과연 우리나라, 그러니까 당시 식민지 조선반도의 백성들을 어여삐 생각하여? 아니면 미개하고 우둔한 조선인들의 체력 보강을 위해?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는가?
그렇다면 지금의 소위 원로라는 분들은 그때 당시 어떤 생각으로 어떤 역할을 하셨던 말인가
실제 일본이 야구를 도입했는지 또 야구를 부흥시켰는지는 궁금하지도 않고 알고 싶지도 않다.
다만 내가 느낀 점은 당시 소위 식자라고 하는 인물들은 유학이라는 이름으로 일본행 여객선을 탔다는 점이며,
훗날 그들이 돌아와 이 땅의 지식인 층을 형성하였고 또한 지금의 기득권층이 되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가 하면 이승만의 후예들 또한 일본에 이어 신대륙 미국으로 달려가 더 많은 새로운 지식인과 기득권이 되었으리라.
그들은 그들로부터 장학금을 지원받아 그 나라의 역사와 지식을 익히고, 그 나라의 입장과 문화를 각인시켜 돌아와,
그 나라들의 이익을 위해, 미개하게도 똥냄새 풍기며 기아에 허덕이던 무지몽매한 백성들을 그 때부터 쭈욱 개도하시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당시 유학간 사람들 모두 그렇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일부가 그렇다는 말이다. 일부가...
(웃자고 하는 말인데 일본 제품 안사기 운동한다며 펄펄 끓던 백성들을 그들은 어찌 바라 보고들 있을지 궁금하다.)
그래서 이건 잘못 아니냐며 얼굴이라도 붉히거나, 함께 모여 따지기라도 할라치면 무조건 빨갱이 취급하는 지식인층이 되었으며, 아직도 상전이자 형님 나라인 미국이 일본이 이 나라와 이 백성을 지켜줘야 한다며 "전작권 회수"라는
말이라도 꺼낼라치면 뜽금없는 독재자 김가네 추종자 쯤으로 취급하는 기득권층이 되었지 싶다.
좋아하는 김성근씨를 보려다가 말만 길어졌다.
그리고 늙었다는 말에 펄쩍거렸다는 건 늙었다는 말이다.
바라건데 이제는 늙어가는 우리 세대는 도리없다손 치더라도 우리 아이들, 그리고 내 손녀가 숨 쉬며 사는 세상은
이런 인간들 안 보고 사는 세상이길 정말 기대하고 기원한다.
내 고향 방언 중에 "간나구"라는 말이 있다.
웃자고 하는 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