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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가신
그냥 내 이야기

솔직하게 살기

by 박가신 2021. 4. 28.

고속도로에서 전용차선 위반으로 적발된 운전자에게 방송 카메라가 "왜 그랬냐"고 묻는다. 바빠서 그랬다! 몰라서 그랬다!거래처에 납품 시간을 맞추기 위해 그랬다! 음주운전을 하다가 걸린 사람들도 매 한 가지다. 마음이 울적해 한 잔 하다보니 그랬다! 장사 안되어 속상해서 그랬다! 심지어 딱 한 잔 했는데 재수없이 걸렸네...

요즘엔 드물지만 몇 년 전만 해도 강도나 절도 등 죄질이 나쁜 범죄 피의자도 비슷하다. 먹고살기 힘들어서 그랬다! 처자식 먹여 살리기 위해서 그랬다! 카드 빚 때문에 그랬다! 물론 그들에게도 할 말은 있겠다.

그러나 말이다.

자신의 행위와 자신을 엄격히 분리한다고 했을 때 자신의 행위는 이러저러한 이유나 사정에 의해 부득이하게 야기시킨 것일 뿐 자신은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고 결국 아무런 잘못도 없다는 뉘앙스다. 고로 자신의 불법을 정당 행위로 둔갑시키거나 항변하고 있는 것이다. 강도짓 하다가 잡힌 사람이 범죄의 원인이 "카드 빚 때문"이라고 한다면 신용카드업체는 최소한 강도짓을 교사하였거나 촉진 또는 독려한 원흉이라 할 것이다. 카드업체가 없었더라면 그 사람이 카드를 발급받을 일도 없었을 것이고, 그 사람이 물품 구입이나 음식값 계산할 때 현금 대신 카드를 사용할 일도 없었을 것을, 무단한(또는 괜한) 신용카드로 인해 작금에 멀쩡한 한 사람의 시민을 범죄자로 양산시켰으니 그 죄가 무척 엄하고도 중하다. 그러니 카드업체는 당장 이 땅에서 소멸해야 할 노릇 아닌가?

웃자고 하는 말이지만 그저 헛웃음이 나올 뿐이다. 우리 솔직해지면 안 될까? 그냥 내가 불량한 심뽀로 그리됐다! 편하게, 쉽게 돈 벌려다가 그랬다! 내가 나쁜 놈이다!... 이렇게 말이다. 새 시대니 미래 세대니 이런 표어나 구호 같은 건 민망하다.그저 솔직한 세상이었으면 할 뿐이다. 쪽 팔리게 말이야...

대전 국립묘역에 가면 이렇게 계신다. 이 분의 일생을 한 번이라도 들여다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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