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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가신
그냥 내 이야기

나쁜 입들. 부도덕한 언론

by 박가신 2021. 5. 26.

얼마 전 한강에 젊은 학생이 빠져 죽었다. 친구와 놀다가 자다가 며칠 뒤 주검으로 발견되었으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그런데 사인이 사법기관에서 곧장 밝혀지지 않자 저질 언론의 오지랍과 저질 왜곡이 시작되었고 사람들은 궁금했다.       아니 궁금하도록 관심을 유도하는 추측성 저질 언론이 기승을 부린다. 그와 함께 저녁을 보낸 친구는 영락없는 살인자가 되었다가, 술을 산 가게를 묘사했다가, 잊어버린 핸드폰을 가지고도 며칠을 장난치다가, 그러더니 급기야 길 가던 사람이 그들을 멀리서 봤다거나, 또 다른 범인이 있기라도 하는 등등 별의별 추측성 작문으로 포털과 뉴스 화면을 온통 도배했다.

결국 죽은 젊은이도, 그와 함께했던 친구도, 양쪽의 가족들도 모두 피해자가 되었으며, 한 달 내내 이를 지켜본 온 국민들은 우매하고 아둔한 영락없는 멍청이가 되었다. 아마 함께 있던 친구는 그 가족과 함께 세상에 모든 것이 공개되었으니 아마도 오랫동안 트라우마로 고통받을 듯하다. 재작년인가에 조국씨 자택 압수수색하는 와중에 중국집 배달부 오토바이에 달라붙어 짜장면이냐 짬뽕이냐를 묻던 기레기들의 추악함을 본다. 4월과 5월에 말이다.

4월과 5월이 어떤 날들인가. 이 땅에서 자행된 수십년 전 4월과 5. 그리고 40년 전과 4년 전의 5월은 무슨 일들이 있었는가. 저질스럽고 양아치 인간들(개인적으로 나쁜 언론을 칭함)에게는 그런 4월과 5월은 안중에 없는 듯 하다. 물론 한강 변의 대학생의 죽음이 안타깝지 않고 대수롭지 않다고 하는 말이 결코 아니다. 아직 꽃도 피우지 못한 젊은이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으며 그 부모들 심정은 또 어쩔 것인가. 그러고 보면 공사 현장에서 떨어져 죽은 일용직 노동자의 죽음, 터널 속에서 과속한 차량에 의한 사고 희생자들, 어린 자녀를 등교시키러 갔다가 사고당한 젊은 엄마 등등 날이면 날마다 주변에 얼마나 많은가. 조금만 진짜 조금만 조심했더라면 안전에 조금만 유의했더라면, 관심을 가졌더라면 하는 죽음이 아니던가. 어떤 죽음이든 안타깝지 않은 죽음은 세상에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말이다. 많은 죽음 중에서도 우리 모두 기억하고 마음 깊이 새겨야 하며,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각인해야 할 죽음은 분명 따로 존재 하는 것이다. 교회에서의 부활절이나 절의 초파일을 왜 매년 반복해서 기억하고 성대하게 치르겠는가? 이천년 전, 사천년 전 그분들의 탄생과 죽음을 왜 반복해서 기억하자고 하겠는가 말이다.

아는 이야기겠지만 그날이 의미하고 상징하는 바를 매년 새롭게 반복해 기억하여 세상의 등불이 되고, 우리가 겪는 당면한 현실과 겪어야 할 나중의 삶을 바로 하자는 뜻 아니겠는가. 주변의 소소한 개인의 죽음(물론 개인적으로는 안타깝지만)과 모든 이들이 기억해야 할 죽음이 다른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의 저질 언론은 우리가 기억하고 다짐해야 할 죽음을 잊게 할 목적으로, 정작 소소한 개인적 아픔을 침소봉대하고 교묘한 말장난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행위로 현혹시켜, 종국에는 우리로 하여금 우매하고 하루살이 인생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하는 것이 내 판단이다. 그 옛날 어떤 놈이 프로야구 만들었듯...

나쁜 사람들이다. 그들은 언젠가는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아니 받아야만 한다.

* 추신
32년 전인 89. 5. 10. 광주의 수원지에서 심하게 변색되어 일반적 익사체와 영판 다른 시신이 발견되었다. 당시 사람들이 추정하기를 며칠째 검문을 피해 다니던 복학생이 끝내 경찰에 잡혀 고문당한 뒤, 살해당해 실족사로 둔갑 되었다는 의혹이 있었지만, 끝내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6공화국 노태우정권 시절 전형적인 의문사 사건이 되었다.

그 복학생이 25살로 삶을 마친 "이철규 열사"이고 사진 속 이곳이 한 맺힌 그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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